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리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사실 나도 언제부턴가 흔히말하는 탈조선을 꿈꾸고 있었다. 이미 주변 친구들 중 외국에 나가서 살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이 외국으로 나간다고 했을 때 한국도 충분히 살만한데 왜 나가려고 하냐며 오히려 친구들에게 타지에서 무슨 고생이냐고 했던 나였지만 말이다. 과연 내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잘 살고 있었고, 앞으로도 잘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미래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난 이 책에 나온 한국과 호주를 지방과 서울에 비유해서 읽곤 했던것 같다. 난 중고등학교를 포함해 대학교까지 지방에서 다녔는데, 그러다보니 서울에 대한 동경같은 것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서울에서의 삶에 대한 동경이었다.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고 서울에 무작정 올라와 1년간 이것저것 해보면서 서울의 삶이 이런것이구나를 체험하게 되었다. 그 짦은 기간동안의 서울의 삶은 한마디로 자극적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한 사람이 없고 다양한 사람들, 어느 곳을 갈때 마다 다른 도시의 풍경들, 다양한 먹거리들, 다양한 경험을 위해 모든 것들이 갖추어진 서울은 시골 청년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자극은 어느 순간 무뎌지기 마련이고, 그 자극은 우리에게 더이상 신선한 자극이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호주 이민 뽐뿌를 일으키는 계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난 여기서도 2등 시민이야. 강남 출신이고 집도 잘 살고 남자인 너는 결코 이해 못해.

나도 잘 모르겠어 서울 온 게 잘한 건지...

계나는 어쩌면 한국에서는 강남에 살거나 집이 잘 살거나 남자인 사람만이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이 말의 대부분을 공감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한줄기 같은 희망을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도 언젠간 그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런 믿음도 가끔 허무하게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대기업에 지원을 하지도 않아도 들어가고, 학교에 출석을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받고, 노동을 하지 않아도 매달 들어오는 월세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과 같아진다고 해서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