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에 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왔다.
그곳은 공터같은 곳이었는데 시야를 좀더 넓히니 그 곳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비둘기들이 모여있었다.

그 많은 비둘기들이 모인 이유는 중요한 안건으로 회의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 회의의 주제는 인간들이 자신들을 너무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지만 어느샌가 밤새 술취한 인간의 토사물이나 간혹 누군가 흘린 음식물이나 먹는 존재가 되었고, 점점 인간들이 자신들을 기피한다는 것을 깨닳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개체수가 너무 많아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렇게 회의가 끝이나고 공터에 있는 한 비둘기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해보였다.
주변을 살피는 듯 좌우로 고개를 빠르게 돌리고 있고, 눈은 아주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몸을 떨며 조심스럽게 공터의 구석진 곳으로 가더니 몸을 웅크리고 앉아버렸다.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그가 일어나자 그의 아래에는 아주 작고 동그란 알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알에 도달했을 때 그의 빨간 눈이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그는 마치 훔친 돈이라도 숨기듯 자신이 낳은 알을 발로 톡톡 건드리며 더욱 구석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벽에 가까워졌을 때 있는 힘껏 알을 차더니, 알은 벽에 부딛혀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그는 새빨갛게 물든 눈으로 주변을 살피더니 자신의 금기스러운 행동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하여 안도했다.


정신을 차리니 지금까지의 장면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내가 혐오하는 존재가 눈앞에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니 내 눈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