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Summit 2018 Seoul 발표 후기

AWS Summit 2018 Seoul 발표 후기

어쩌다보니 AWS Summit 2018 Seoul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 다시 있을까 말까한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아직 그 여운이 남아있는 지금 후기를 적어서 간직해야겠다.

어쩌다가?

때는 바야흐로 한달간 휴직 중이었던 2018년 3월 15일...
잘 쉬고있던 어느 날 AWS 테크에반젤리스트로 근무하고 계신 윤석찬님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어머나세상에이게무슨일이야...

!!! 이게 무슨 일이지!!! 내가 왜 이런 메일을 받았지?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래서 조금 생각을 해보니 예전에 회사에서 Zappa를 사용한 후기를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고, 아차! 싶었다.

초중고대 16년 교육과정 동안 발표를 좋아했던 적도 없고, 잘한 적도 없던 사람이라 처음에는 발표라는 것이 매우 부담으로 다가왔다.

함정카드 발동!

하지만 메일 하단에 이런 안내가 있어서

에이 설마 내가 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신청을 해버렸다.
그리고 그게 함정카드였다는 것은 신청 결과 메일을 받았을 때 알게되었다.(농담입니다)

설마가 사람을 잡아요...

그렇게 나는 AWS Summit 2018 Seoul의 Speaker가 되었다.

발표 준비

우선 발표 준비는 크게 3가지로 나뉘었다.

  1. 시나리오 짜기
  2. 발표 자료 만들기
  3. 발표 연습하기

1. 시나리오 짜기

우선 어떤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라는 것은 발표를 신청할 때 적어서 결정되어 있었지만, 어떤 스토리로 발표를 진행하게 될지는 이제부터 고민해야했다.
어떻게 내용을 풀어가야 내 세션에 참가한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됐다.

하지만 너무 오래 고민하다간 발표 자료를 만들 시간과 발표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일단 블로그 글을 기반으로 경험담 위주의 내용을 채우고 자료를 만들면서 수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Zappa를 왜 사용하게 되었는지, Zappa를 써보니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그리고 Zappa에 대한 소개를 넣기로 했다.

2. 발표 자료 만들기

사실 이 부분이 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살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많이 만들어보지도 않았고, 예쁘게 만들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AWS에서 템플릿을 미리 줘서 표지 정도는 예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여자친구가 많이 도와줘서 수많은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었다.
실제로 최종 발표 자료에는 내가 처음에 만든 것의 원래 형태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발표 시나리오를 처음에 확정하지 않아서 발표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발표자료도 계속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발표 전날 까지 계속 수정에 수정을 거쳐 완성할 수 있었다.

3. 발표 연습하기

이 부분은 그리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아니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발표 자료를 계속 수정하는 바람에 막상 연습을 많이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를 믿고 간다! 라는 배짱이 없어서 발표 전날 목이 아플정도로 혼자 연습을 했다.

그리고 중간에 2번 리허설을 가졌었다. 한번은 예전에 스터디를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한번은 회사 팀원분들에게 중간점검의 느낌으로 발표를 선공개(?) 했다.
거기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발표 시나리오와 발표 자료가 많이 수정되었고 발표의 질도 좋아진 것 같다.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발표

AWS Summit 하루 전에 발표 리허설을 하고 나니 정말로 내가 이곳에서 발표를 하는 구나... 한층 더 실감났다. 비록 사람이 없는 텅빈 공간이었지만, 이 공간에 사람이 들어와서 내 발표를 듣는다는 생각이 나를 덥쳐서 리허설 할때도 많이 떨었던것 같다.

그리고 리허설 때부터 느꼈는데 이번 Summit의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10000명 이상 참가한다더니... 정말 역대급 컨퍼런스였다. 갓AWS!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등록을 하고 나니 SPEAKER 라고 쓰여진 네임태그를 받으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왠지 받으면 안될 것을 받은 기분이랄까...

aws_summit_2018_6

그와 동시에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나를 집어삼기키 시작했다.
위에서도 말헀지만 살면서 발표를 제대로 해본적도 없거니와, 이렇게 큰 행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라니...
아마 이 날은 내 인생에서의 제일 강력한 경험 Top3안에 속할 것 이다.

그리고 점점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발표장 안에 사람들이 차기 시작했다. 발표 전에 너무 떨려하는 나를 보고 사회자 분이 괜찮다고 발표 초반엔 사람 별로 없을 수 있는데 시작하면 거의 바로 여기 자리가 다 찬다고 말해줬다.

사실 사람이 많은 것이 두려웠던것인데 흐흐

그래도 사회자 분이 나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말도 걸어주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셨다. 매우매우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편해졌었어요 ㅎㅎ

그리고 정말로 발표가 시작하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발표장 안을 거의 가득 채웠다. 물론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중에 사진으로 보면 그랬다.

안녕하세요. Zappa와 함께하는 서버리스 마이크로서비스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 어느 발표 초짜 -

이 말을 시작으로 발표를 시작했지만 그 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사에서 같이 와주신 분이 영상으로 남겨주셔서 다시 보니 그래도 생각보다는 덜 떨었던것 처럼 보인다. 덜떨어져 보이기도 하고

aws_summit_2018_4

아무튼 잘 기억은 안나지만 무탈하게 했던 것 같다. 발표가 끝나고 몇몇 분이 질문을 해주셨는데 다행히(?) 내가 아는 것에서 질문이 들어와서 답변을 해드릴 수 있었다. 휴

그리고 전날 발표연습을 급하게 무리하게 해서 목이 아파서 혼났다. 다음에는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

발표를 하고 나서...

역시 무엇이던 하고 나면 후회가 남는 법이다.
발표 준비부터 발표까지 돌이켜보면 조금 더 신경써서 했더라면 지금보다 잘 했을텐데 라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와서 어쩌겠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두자.
다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얼마전 읽었던 책의 제목 처럼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아니라 이번에 발표를 해봤으니 다음 발표는 더 잘 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을 해야겠다.

아주 엄청난 경험을 해버렸다.
또 이런 경험을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다보면 또 한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보자.

P.S.

유튜브에 발표영상과 슬라이드쉐어에 발표자료가 올라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한번 방문을...

그리고 혹시나 제 세션에 참석했거나 유튜브로 제 발표를 봐주신 모든 분들, 소중한 시간 할애해 저의 발표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에게 Speaker라는 자리를 내어주신 AWSKRUG 여러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