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이, 열심히 해
살다 보면 사는 게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순간들의 밀도가 높아진 것 같은 요즘이다.
보통 이런 순간이 잦아지면 나는 너무 많은 생각과 잦은 자책으로 우울과 무기력에 지배당하고 마는데, 그 후에는 무신경하고 거침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그저 가라앉는 편이다. 이번에도 마냥 침전되던 중 Beenzino의 NOWITZKI가 먼저, 그다음에는 E SENSE의 저금통이 나를 우울과 무기력이 가진 인력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게 했다. 두 앨범의 모든 트랙이 좋았지만 특히 이 두 곡이 요즘의 나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제목 그대로 바보같이, 열심히 하라는 내용의 곡이다. 일이 내 맘처럼 풀리지 않고 고민만 많아지던 나에게 너무 생각하지 말고 바보같이, 요령 피우지 말고 그저 열심히 하라고 말해줬다. 자의식 과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둘이 요즘 나의 상태를 치료해 주기 위해 새 앨범에 이런 메세지를 담은 곡을 처방제처럼 담아준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는 그 처방제를 잘 복용하고 있어서 나름 잘 이겨내고 있다.
순전히 내 뇌피셜이지만 노비츠키와 저금통의 9번 트랙이 바보같이, 열심히 해 인것은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난 빈지노와 이센스가 작정하고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그 메세지를 전하고 싶은 대상은 나랑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청춘들인 것 같고. 위에서 자의식 과잉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나를 포함한 청춘들에게 바보같이, 열심히 해보라는 처방을 내려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이 두 노래의 리믹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바로 유튜브로 공부하고 며칠 동안 바보같이 열심히 만들어봤다. (모르면 유튜브 켜서 배우자 를 바로 실천해버린...!) 노래는 듣기만 했고, 영상은 보기만 했던 나였지만 바보같이 열심히 하다보니 어떻게 되긴하더라. 물론 잘 만들었다, 훌륭하다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냥 둘이 정식 음원으로 내줬으면...)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 웃기네
잘하는 사람들 다 열심히 해
뭐든 더 잘하고 싶지만 일단 바보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나는 불변의 진리는 없다고 믿지만,
지금은 바보같이 열심히 하는 게 맞는 시기인 것 같다.
게다가 나는 요령 피우는 것도 잘 못하고 눈치가 빠릿빠릿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니까 별수 있나...
그냥 바보같이,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PS) 노래를 유튜브에 올리고 나서 저작권 설정을 두 곡에 다 하고 싶은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바보같이 만 등록이 되고, 열심히 해 는 등록이 되지 않는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아서 판단하고 등록해 주는 것 같은데, 이걸 정정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